[독서소모임/서평] 질서 너머

오랜만에 쓰는 서평~ 그동안 소모임을 안하거나 책을 읽지 않았던 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서평은 작성하질 못해서 오랜만에 글을 써보네요. ㅎㅁㅎ;

이번 책은 '질서너머'입니다. 12가지 인생의 법칙으로 유명한 조던 피터슨의 신작인데요, 저는 전작은 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긴 한데 뭔가 이 책에서도 전작 언급을 많이 하기도 하고 대충 이전 책과 같은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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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는 12가지 법칙

1. 기존 제도나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2. 내가 누구일 수 있는지 상상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아라
3. 원치 않는 것을 안개 속에 묻어두지 마라
4.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기회가 숨어있음을 인식하라
5. 하고싶지 않은 것을 하지 마라
6.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7. 최소한 한 가지 일에 최대한 파고들고, 그 결과를 지켜보라
8. 방 하나를 할수있는 한 아름답게 꾸며보라
9.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기억이 있다면 아주 자세하게 글로 써보라
10. 관계의 낭만을 유지하기 위해 성실히 계획하고 관리하라
11. 분개하거나 거짓되거나 교만하지 마라
12.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또 시작된 n가지 법칙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왜 이렇게 사람들은 n가지 법칙을 좋아할까? 라는 것이다. 그리고 궁금한건 이런걸 쓰는 작가들은 본인 스스로 그런 삶을 유지하고 있긴 한걸까? 라는 생각도 많이 한다. 언제나 이런 n가지 법칙(특히나 자기계발서에서)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1. 한번쯤은 읽어본 것 같고
2.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3. 이렇게 할 수 있으면 당연히 좋겠는

말을 하고 있다.

사실 굉장히 회의적으로 이 글을 시작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 아닌 이유가 있다. 이 책의 초반이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인데, 책의 첫 부분을 읽다보면 내가 작가의 일기를 읽고 있는 것인지... 해리포터를 읽고 있는 것인지... 그래서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번역서라서 내용이 와닿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초반에는 조금 심각할정도로 책을 읽고싶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읽다보니 상황은 조금 더 나아졌는데, 그래서 더 신기했던 것 같다. 보통 일반적인 책들은 앞부분의 1/3만 좋은 책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 책은 오히려 뒤로 갈수록 조금 더 나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상깊었던 부분 + 내 의견

하지만 신은 죽었고, 이데올로기도 죽었다. 20세기의 피비린내 나는 과잉에 스스로 질식했다. 우리는 이데올로기를 보내고, 더 작고 정확하게 정의한 문제를 다루기 시작해야 한다. 문제를 정의할 때는 남을 탓하지 말고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크기로 개념화하고, 문제를 개인적으로 다루는 동시에 그 결과를 책임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겸손하라. 방을 청소하라. 가족을 보살피라. 양심을 따르라. 바르게 살라. 생산적이고 흥미로운 일에 전념하라. 이것들을 잘 해냈을 대 더 큰 문제를 찾아 도전하라. 여기에서도 성공한다면 더 야심찬 계획으로 이동하라.

이 모든 과정에 꼭 필요한 출발점으로서,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이 책의 제 6장 '이데올로기를 버려라'의 마지막 부분이다. 뭔가 멋있게 말을 시작하고 적절하게 훈계 아닌 훈계를 하면서 착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지만 여기에 조금 나의 생각을 덧대보려고 한다.

일단 나는 '이데올로기' 자체에 조금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데올로기는 작은 사회에서 일부분으로 등장하는 개념이라기 보다는 사회 전체에 만연하게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어쩌구 이데올로기 저쩌구 이데올로기 하면서 많은 이념들이 등장하고 몇몇은 현재까지도 많이 유지되고 몇몇은 역사적인 사건을 겪으며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특정 이데올로기가 등장하는 데에는 전체적인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암묵적으로 합의되고 있는 가치나 관습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데올로기를 쪼개고 문제를 정확하게 다룬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집단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특정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는 '전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회 구성원 전체 모두가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애초에 불가능할 뿐더러, 그것 또한 하나의 '이데올로기를 버리는 이데올로기'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입장으로서 한쪽으로 치우쳐진 편파적인 생각이나 집착을 버리라는 의도로 작성한 챕터라고 생각되긴 하지만, '이데올로기'를 언급한것은 작가의 미스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이데올로기는 죽었다'~ '신은 죽었다'~ 라고 결론을 내려버리며 현재는 이데올로기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을 하는 것은... 조금 의문이었다. 사회 전체에 만연해있는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를 버려라? 오히려 나는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더 이데올로기에 대해 깊게 알고, 깊게 앎으로서 그로부터 자유로워져야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인상깊었던 파트면서 잘 모르겠는 파트였다.

 

그래서 왜 '질서 너머'죠?

근데 아직도 궁금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이 책의 제목이다. 

왜 '질서 너머'인지 아직도 이해를 못했다. 저 위에서 말한 12가지 법칙이 뭔가 질서를 넘어선 무언가인가...? 애초에 '질서'를 어떻게 정의했길래 '질서 너머'가 저런 결론이 나오게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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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신랄하게 비판(?)한 서평도 처음이긴 한데, 사실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잘 읽히고 재미있기도 했고, 중간에 사회생활 부분에서 감명받았던 부분도 있었다. 특히 중간에 피터팬과 관련하여 언급한 부분이나 게임 제약의 즐거움 부분은 많이 공감하고 좋게 읽었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서평을 작성하게 되어버렸지만.. 그만큼 깊게 생각하고 인상깊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쓰게된 것 아닐까 ㅎㅁㅎ;

나의 지식이 짧아서 작가의 원대한(..) 메세지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독자에게 잘 전달하지 못한 것도 작가의 잘못이라고 ㅋㅋㅋ 생각하며 ㅎㅎ 서평을 마무리 하겠다~~